‘7억 달러(약 9347억원)’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의 참가가 유력한 ‘서울시리즈’의 티켓 확보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0~21일(이하 한국시각)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을 갖는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로 ‘서울시리즈’라 불린다.
‘서울시리즈’는 그야말로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맞대결 외에도 평가전을 갖기 때문이다.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꿈을 이룬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김하성의 ‘친정’ 키움 히어로즈, 젊은 선수들로 구성이 된 ‘팀 코리아’가 빅리그 팀들과 자웅을 겨룬다. 승·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의 대결을 통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4일 서울시리즈에 앞서 진행되는 KBO리그 팀들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발표했는데, 17일 오후 12시에는 다저스와 키움, 오후 7시에는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가 격돌한다. 그리고 18일 오후 12시에는 샌디에이고와 LG, 오후 7시에는 다저스와 팀 코리아가 경기를 갖는다.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팀 코리아에는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김혜성을 비롯해 ‘홈런왕’ 노시환, 문동주, 윤동희 등이 출전한다.
지난해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은 김하성이 KBO리그 시절 홈으로 사용하던 고척돔 그라운드를 밟는 것을 비롯해 이번 겨울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 무대를 밟은 고우석의 존재로 인해 서울시리즈는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열기도 매우 뜨거운 편. 특히 일본에서의 주목도가 높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다. 이번 겨울 수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의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일본의 ‘에이스’로 불리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와도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42억원)에 손을 잡았다.
기존에 ‘미·일 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 유를 보유한 샌디에이고는 또 한 명의 일본인 선수를 로스터에 추가했다. 바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마쓰이 유키다. 마쓰이는 고우석과 함께 샌디에이고의 ‘필승조’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자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선수다.
특히 오타니의 경우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는데, 다저스로 이적한 뒤 첫 타석을 고척돔에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야마모토와 마쓰이 또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고척돔에서 가질 것이 유력하다. 상황에 따라 샌디에이고의 경우에는 다르빗슈를 개막전 첫 선발로 기용될 수 있다. 이렇게 총 네 명의 선수들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에 소속된 만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경기의 세부 일정이 공개된 가운데 시선은 ‘티켓’으로 향한다. 당초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만큼 수많은 팬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해외 팬들이 ‘서울시리즈’를 직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쿠팡플레이가 서울시리즈의 티켓 판매를 쿠팡 와우회원에게만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외 팬들의 티켓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
현재 일본 언론에서는 서울시리즈의 티켓 예매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내는 중이다. 그 중 일본 ‘풀카운트’는 25일 “쿠팡에서 티켓을 구매하려면 한국 전화번호와 정부가 발급한 신분증(주민등록번호)을 가진 사람으로 한정되는 멤버식 등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국내에서만 티켓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국내 팬들에게는 분명 기쁜 일이지만, 반대로 해외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짚었다. 특히 볼룸버그는 해외 팬들을 상대로 티켓을 판매하는 ‘재팬 볼 티켓’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웨스트베이 책임자와 인터뷰를 전했는데, 웨스트베이는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 티켓 입수에 대해 여러 문의가 있었지만, 가능한 한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내에서만 티켓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암표’도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몇몇 티켓은 조만간 재판매되는 시장으로 흘러나오겠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통의 경우 티켓 판매가 진행되면 일본과 미국에서도 티켓을 구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한국 팬들이 표를 구하는 방법 밖에 없다. 재판매되는 티켓이 나온다면 원래 가격의 3배에서 최대 10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암표가 나오더라도 고척 출입에서 두 번째 난관이 있다. 신분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 입장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 개막전은 오는 26일 오후 8시부터 6주 동안 구매가 가능하며, 21일 경기는 3월 1일 티켓팅이 진행된다.